2020. 8. 1. 11:19ㆍ만화애니/괴도조커
02.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시안이 쉐도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작자가 심한 망상병에 걸려 날조가 매우 심하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죽음에 대한 요소와 간접적인 살해장면이 나옵니다. 트리거 주의!!
*
시안은 침대에 걸터앉아 손에 감겨있는 붕대를 풀며 지난 2년 간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날 프로페서는 시안을 받아들이고 매일 밤 그를 가르쳤다. 주로 기본적인 체술과 무언가를 파괴하고 부수는 법에 대해 배웠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프로페서는 훈련을 멈추지 않았고 훈련 도중에 다치더라도 다음 훈련 때 그는 시안을 고려해주지 않았다. 매일 밤 부상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렸던 시안에게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웠지만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건 로즈를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날 이후 두 해 동안 로즈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채 훈련에 빙자한 고문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로즈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도 모르고 불안함만 커졌고 프로페서에게 물어보았지만 그저 살아있다라고 말할 뿐 시안을 안심시킬 대답을 하지않았다.
시안은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로즈도 보지못한 채 고된 하루하루가 지나면 지날 수록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시안은 지쳐버린 몸이 더 버틸 수 있도록 헌 붕대를 버리고 새 붕대를 손에 꽉 조였다.
**
"벌써 2년이 지났나....."
프로페서는 시안을 훝어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그런 훈련에도 이를 악물고 잘버티며 따라온 것까지는 자신의 예상에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지금이 때라고 생각했는지, 프로페서는 시안을 마주보고 말했다.
"그래, 이제는 좀 익숙해졌겠지.
"....시안, 오늘은 시험을 볼 거다."
"시....험?"
"오늘 이 시험으로 너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겠지.
하지만 너가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그 뒤는 알고있겠지?"
시안의 그 말의 뒷내용을 알고있기에 식은땀이 흘렀고, 그가 어떤 최악의 시험을 낼지 상상조차 가지않았다.
그렇게 시안이 긴장하고 있을 때 프로페서가 다우트를 불러 무언가를 명령하자 곧 다우트가 무언가 들어있는 철창을 가졌왔다. 다우트가 가져온 철창에서 무엇이 나올까 내심 겁먹은 시안은 계속 마르침을 삼켰다.
다우트가 물러가고 프로페서는 철창에 있던 무언가를 꺼내 벌써 싸울 태세를 갖춘 시안 앞에 던졌다.
"자, 죽여라.
어떤 방법을 써도 괜찮다. 지금까지 너가 배운 걸 보여줘라."
"...뭐?!"
시안의 자신의 앞에 던져진 것을 보고 온 몸에 긴장이 탁 풀려버렸다.
시안 앞에 던져진 그것은 괴물도 적도 아니였다. 그저 온 몸을 파들파들 떠는 새끼 고양이만 있었을 뿐이었다.
"며칠 전 기지에서 발견된 고양이다. 이런 고양이가 쓸모있을리는 만무하고.....만에 하나 이 고양이 때문에 우리들의 기지가 발각될 수 있으니 제거해야겠지?"
"그런 무슨 말도 안되는! 저건 그냥 새끼 고양이
잖아?! 저런 새끼 고양이가 뭘 할 수 있는데?"
"하하하하하-!!!"
프로페서는 큰 소리로 웃다가 갑자기 얼굴을 일그려뜨렸다. 그리고 시안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처음에는 너도 저 새끼 고양이와는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 너는 달라.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 저 고양이가 너와 같이 시간이 지나 우리의 후환이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제거해야되지 않겠나?
우릴 방해할 자의 일말의 가능성도, 자그만한 희망도 절.대.남겨두어서는 안된다."
***
시안은 후회했다.
어느 비가 오던 날에 그 고양이를 발견했다.
시안은 어미를 잃고 벌벌 떨고있는 새끼 고양이를 보고 동정심인지 자신과 같다고 여긴 것이었을까, 비가 오는 동안만 이라도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데려오고 말았다.
비가 그치고도 그 새끼 고양이는 시안을 잘 따랐고 외로웠던 시안은 그런 고양이를 쫒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그 고양이는 사라졌다.
시안은 어미가 다시 찾으러 온 것일까, 잘 됬다고 생각했었다.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프로페서는 이미 시안이 그 고양이를 기지 안으로 데려왔음을 알고있었다. 그는 그 고양이를 보며 때마침 잘됬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 침묵하며 시안과 고양이를 지켜 보았다.
시안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고양이를 들자 고양이는 힘 없이 축 늘어졌다. 손에 힘을 주자 고양이는 괴로워하며 다 자라지도 않을 이빨로 시안의 손을 물었다.
살아남기 위해 꿈틀거리는 고양이를 보자 시안의 얼굴은 죄책감으로 일그러졌다.
"나, 난 못해....!!"
절망에 빠진 시안의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프로페서는 소년에게 조곤조곤하게 물었다.
"그럼 여기서 포기하겠다는 건가?"
프로페서의 질문에 시안은 흠짓하며 멈춰섰다.
"너의 여동생을 구하겠다는 그 마음가짐은 어디갔지? 그런 일도 못해서는 마수정을 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는 건가?"
"그, 그건 아니야!"
"그렇다면 죽여라.
누군가가 원하는걸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잃게 되는 법, 이런일을 하는데 망설이는 순간 너가 당하게 될 거다."
****
그날, 고양이는 죽었다. 시안의 손에 의해.
그날 시안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를 앞에 두고 계속 주저앉아있었다.
시안은 고양이를 주변에 묻고나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이불 속에서 쭈구려 앉았다.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않았고 지쳐버렸을 뿐이었다.
'만화애니 > 괴도조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도조커]중세판타지 AU_설정 및 스토리 (0) | 2021.04.08 |
---|---|
[괴도조커]그림자_03 (0) | 2020.08.05 |
[괴도조커]쉐도우 위주 낙서 모음 (0) | 2020.08.02 |
[괴도조커]그림자_01 (0) | 2020.07.30 |